(출처 : 인터넷어딘가.. 알수없음)
운동은 기대보다 칼로리 소비가 적다
인간은 잘 걷고 뛴다
- Born to run : 운동은 기대보다 칼로리 소비가 적다
- 근육에서 에너지는 방향성 부여에만 쓰이기 때문이다
- 운동은 몸건강보다 머리에 좋다
- 운동은 부작용도 생각보다 많다
● 기초대사량이 운동대사량보다 훨씬 크다
- 생명 그 자체를 유지하는데 에너지의 70%가 사용한다
- 하루 1시간의 운동은 기초대사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 스트레스 등으로 기초대사량이 줄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랑어는 평생 동안 단 1초도 헤엄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뇌만 수면을 취할 뿐 헤엄을 멈추지 않는다. 평균 시속 60㎞, 순간 최대 시속 160㎞에 이를 정도로 빨리 수영을 한다. 그런데 몸매는 통통하고 기름기도 많다
● 다이어트를 성공하려면 운동에 대한 강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
- 다이어트 하면 운동을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남자)
- 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좋다
- 그러나 생각보다 운동에 의한 열량소비는 적다
- 원시인은 매우 작은 식량을 얻기위해 온 산천을 해매였다
- 기초대사량이 활동 대사랑보다 크다
- 힘들면 배고프고, 살은 빠지지 않는다
- 미국의 교훈, 닥치고 적게먹자 다른 방법이 없다
기계를 무리하게 쓰면 손상이 많듯이 운동도 지나치면 몸을 손상시킨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평균 수명이 보통사람보다 짧다는 통계도 있다. 몸을 혹사하면서 운동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고, 피로하지 않고 마음이 즐거울 정도만 하면 된다. 4000명의 다이어트 성공사례 중 89%가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했고 운동만으로 성공한 이들은 1%에 지나지 않았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서 운동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결국 1% 성공률의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셈이다. 운동을 하지 않고 식이요법만으로 하는 다이어트는 반대의 경우보다는 성공할 확률이 조금 더 높다.
● 운동을 많이 하느니 차라리 적게 먹어라
운동을 많이 할수록 입맛이 좋아져 세 끼 식사를 더 먹게 된다. 35분간 2.8km 걷기, 30분간 8km 자전거 타기, 15분간 줄넘기 하기, 15분간 2.4km 달리기 등은 매일 하기도 벅차지만 한번에 소모되는 에너지는 고작 150㎉에 불과하다. 살 1g은 약 7㎉에 해당된다. 운동으로만 하루에 300㎉를 더 소모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 40g에 불과하다. 1달 내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해도 1.2㎏의 체량 감량 효과뿐이라는 계산이다. 체중 감량의 적정 속도인 월 2㎏을 빼기 위해서는 매일 약 500㎉ 정도가 더 소모되어야 하는데 이 정도를 운동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외에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운동은 적당히 하고 먹는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 살빼기는 운동보다 식이조절이다
연구 결과 운동은 살빼기에 거의 도움이 안되고, 식이요법만이 유일한 방법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로욜라 대학교 리처드 쿠퍼 교수 팀을 비롯해 국제적 연구진들은 시카고의 흑인 여성들과 나이지리아 시골 여성들을 비교했다. 시카고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는 83.4kg, 나이지리아나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는 57.6kg이었다. 연구진은 날씬한 나이지리아 여성들이 신체 활동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신체 활동이란 몸을 움직이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두 그룹 사이에 신체적 활동을 통해 없어지는 열량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같은 몸무게에서 어느 정도 열량을 소모하는가를 측정한 결과 시카고 흑인 여성들은 하루 평균 760Kcal를 소비했으며, 나이지리아 여성은 800Kcal를 사용했다. 이 정도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다. 시카고 흑인 여성이 더 뚱뚱한 것은 신체 활동보다 음식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2007년 자메이카 남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쿠퍼 교수는 “사람들은 신체 활동이 몸무게 조절에 있어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싶어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몸을 움직여 열량을 소모한 만큼 사람들은 더 먹게 된다”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로욜라 대학교 영양학과 에이미 루크 교수 또한 “몸을 덜 움직이는 것이 비만자를 늘리는 주요 원인이 아닐 수 있다”며 “음식 조절 없이는 살을 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운동하는 인구가 증가했지만 ...
미국인 4,500 만명이 헬스클럽에 등록해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이는 1993년 2,300 만명에서 2배나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1명은 비만이며, 또 다른 1 명은 과체중 상태다.
● 보상심리가 역효과를 부른다
평소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464명의 과체중 여성을 네 그룹으로 나눠 세 그룹은 일주일에 각각 72분, 136분, 194분씩 트레이너의 지도하에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한 그룹은 평소대로 생활하게 한 후 6개월 후 체중을 비교했다. 집단 간에는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운동을 한 여성들 일부는 체중이 오히려 4.5㎏ 가량 늘기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논문은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운동을 한 집단의 피실험자 대부분이 실험 시작 이전보다 더 많은 음식을 먹거나 평소보다 집에서 덜 움직였다는 것이다.
●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운동으로 살을 빼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존 스픽먼 교수는 칼로리 소비량은 1980년대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칼로리 섭취는 현재 3천500 칼로리로 1980년대에 비해 3분의 1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25년간 성인 남성은 하루 1천380 칼로리, 여성은 평균 950 칼로리를 소비해왔고 지금도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행병이 돼 버린 비만은 사람들이 운동을 적게 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많이 먹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운동과 같은 신체 활동을 통해 비만을 잡는 것 보다는 음식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그는 조언했다.스픽먼 교수는 “지난 25년간 비만도는 엄청 증가했는데 신체적인 활동 정도는 변화가 없다”면서 “체내 안정을 유지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낮에 더 운동하면 할수록 저녁 때에는 덜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예전에는 저녁을 먹은 뒤 독서나 라디오를 들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TV시청으로 바뀌었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아졌지만 칼로리 소비는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는 강도 높은 운동을 한 시간 가량 할 경우 300 칼로리가 소비되는데 이는 하루 음식 섭취량의 10%로 작은 샌드위치 조각 하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스픽먼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35인 사람이 표준으로 낮추려면 매일 4~5시간의 운동을 해야 하고 아마도 평생 해야 유지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음식 섭취를 30% 줄이면 동등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사무직의 에너지 소비량, 수렵생활자 못잖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현대식 라이프스타일과 원시적 수렵채취생활의 에너지 소비량은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헌터 칼리지와 스탠퍼드 대학 및 애리조나 대학의 공동연구팀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북부 지방에서 수렵채집 방식으로 생활하는 하드자 부족의 일상적인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해 봤다. 이들은 매일 야생의 동식물 먹을거리를 찾아 먼 거리를 걷는 전통 생활방식을 지금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미국과 유럽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이들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이끈 헌터 칼리지의 헤르만 폰처 교수는 “옛 선조들의 생활 방식은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오랜 통념을 뒤집는 결과”라면서 “현대인의 비만은 활동량이 아니라 음식 섭취량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지난 50년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양을 먹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라이프스타일은 다양하더라도 에너지 소비 수치는 비슷하다는 것은 신체의 에너지 소비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체적 활동에 에너지를 더 많이 쓰면 뇌활동, 소화 등에 에너지를 덜 쓰게 돼서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운동이 건강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드자 부족은 서구인들에 비해 매일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신체활동에 소모하는데, 덕분에 고령층에서 심장병 등 만성 질환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 텔리그래프 등이 2012.7.25일 보도했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운동만 해서는 절대 살 못 뺀다!
2017년 06월 13일
“도대체 비결이 뭐예요?”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 필자는 여성들로부터 이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살 빼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필자처럼 날씬한 사람을 보니 남자임에도 부러운가보다. 아무튼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난 저체중이고 당신들이 정상”이라고 답하면서도 나름 비결을 말해주는데 다들 어렵겠다며 고개를 젓는다.
필자의 비결이란 사실 단순한데 ‘하루 세끼만 먹고 목마를 땐 물을 마신다’가 전부다. 즉 간식이나 야식을 먹지 않고 청량음료나 주스를 마시지 않는다. 프리랜서가 된 뒤로는 일찌감치 여섯 시쯤 저녁을 먹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을 먹을 때까지 열세 시간 정도는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다. 필자가 이런 식습관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여름에도 이불을 덮지 않으면 배탈이 날 정도로 소화계가 약하게 타고 났기 때문이다. 운동이라야 하루 두 시간 정도 걷고 팔굽혀펴기를 100번 정도 하는 게 전부다.
아무튼 이런 얘길 들은 여성들은 대체로 “그렇게는 못 하겠다”며 대신 운동을 더 열심히 해 살을 빼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곤 한다. 오늘 밤 치맥을 먹는 대신 내일 러닝머신을 한 두 시간 뛰면 되는 거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면 필자는 “운동은 힘만 들지 살 빼는 덴 별 효과가 없다”며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미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사람들은 운동이 식습관만큼이나 심지어 그 이상으로 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탄자니아의 하드족 남자들은 매일 수십km를 이동하는 생활을 하지만 하루 칼로리 소모량은 정적인 생활을 하는 선진국의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량을 늘려 살을 뺀다는 전략이 별 효과가 없다는 증거다. - 위키피디아 제공
● 운동으로는 200칼로리가 한계
날씬한 몸매 하면 떠오르는 김연아 선수와 손연재 선수를 보자. 다들 알겠지만 선수 시절 두 사람의 운동량은 엄청나 사실상 하루 종일 몸을 혹사시켰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가장 힘들었던 건 식사량 조절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운동을 하고도 조금 과장해서 새 모이만큼 먹어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아무리 열심히 운동한다고 해야 선수 시절 두 사람의 운동량의 절반도 못 미칠 사람들이 치맥을 먹으며 ‘다음날 운동해서 빼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게 터무니없는 이유다.
사실 과학자들도 최근까지 운동이 살을 빼는 데 꽤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는데 다들 근육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 산소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서 포도당을 태워(산화시켜) 에너지 분자인 ATP를 만드는데 쓰인다. 결국 운동을 많이 할수록 우리가 먹은 음식물 또는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이나 지방이 더 많이 소모되므로 당연히 살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실제 쉬고 있을 때와 운동을 할 때 에너지 소모량은 후자가 당연히 더 높다.
그런데 하루 24시간 단위로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하자 이상한 결과가 나왔다. 칼로리를 소모하는데 운동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그나마 어느 수준이 지나면 더 이상 효과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 온종일 소파에서 뒹굴며 TV를 보며 보내는 사람이 필자처럼 적당히 활동하는 생활로 바꿔도 하루 에너지 소모량이 200칼로리 정도 더 늘 뿐이다. 이걸로 부족하다며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땀을 빼도 하루에 소모되는 칼로리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미국 헌터대의 인류학자 허먼 폰처 교수는 이런 현상을 ‘운동 역설(exercise paradox)’라고 부른다. 스포츠생리학자가 아니라 인류학자가 ‘무슨 자격으로’ 운동이 살 빼는데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며 이런 용어까지 만드느냐고 의아해 하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 이런 실마리가 인류학 연구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 들어 비만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했고 현대인의 정적 생활 패턴을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호모속 인류는 지난 200만 년 동안 수렵채취인으로 상당한 운동량을 유지하며 살았는데 1만 년 전 농업을 시작하며 한번 주춤했고 특히 20세기 들어 몸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정적인 생활로 수렵채취인 시절보다 칼로리를 덜 소모하므로 식사량도 줄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비만이 만연하다는 얘기다.
폰처 교수를 비롯한 인류학자들은 지구에서 수렵채취인이 사라지기 전에 우리 몸이 진화적으로 적응한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의 생리를 정밀하게 연구하기로 했다. 수렵채취인들은 남녀 모두 운동량이 엄청난데 남자는 사냥, 여자는 채집과 가공, 요리를 하느라 오랜 시간 돌아다니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류학자들은 이들의 하루 칼로리 소모량이 정적인 생활을 하는 후기산업사회 사람들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 측정을 한 결과 이들의 하루 칼로리 소모량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의 수렵채취인인 하드자족의 경우 남자는 평균 2600칼로리, 여자는 평균 1900칼로리로 비슷한 체격의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다른 수렵채취인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고 비교적 육체노동을 많이 하는 저개발국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즉 우리 몸이 하루에 소모하는 칼로리는 신체활동량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흥미롭게도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원숭이와 유인원, 양, 캥거루, 판다 등 여러 동물을 대상으로 하루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한 결과 운동량이 많은 야생동물이나 운동량이 적은 동물원 동물이나 비슷했다. 몸을 움직이면 가만히 있을 때보다 분명 칼로리 소모량이 늘어나는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폰처 교수는 미국 월간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월호에 기고한 ‘운동 역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몇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먼저 사람을 포함해 동물의 기초대사량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에너지도 거의 쓰지 않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즉 심장은 여전히 1분에 60~70회씩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신장은 24분 주기로 온 몸의 피를 걸러내고 있다. 뇌는 우리가 아무리 ‘멍 때리고’ 있을 때라도 전체 칼로리 소모량의 20%를 쓰고 있다(디폴트모드네트워크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렇더라도 어쨌든 운동을 하면 그 양에 비례해 여기서 추가로 칼로리가 소모돼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왜 200칼로리까지만 늘어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한데 하나는 몸의 생리적 대응이고 다른 하나는 행동적 대응이다.
즉 과도한 움직임으로 칼로리가 많이 소모되면 우리 몸은 생리를 조절해 에너지를 아낀다. 예를 들어 운동을 많이 하면 몸의 면역계가 쉬면서 염증반응이 줄어든다. 염증반응 과정에서 관련 세포와 물질을 만들고 열을 내는 등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또 호르몬 분비가 재조정돼 생식력이 떨어지고 손상된 신체조직을 복구하는 속도도 떨어진다. 즉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한편 수렵채취인과 함께 생활하며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폰처 교수는 이들이 가만히 있을 때는 서있기 보다는 주로 앉아있는 등 무의식적으로 최대한 칼로리 소모를 아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잠도 쉽게 깊이 들어 에너지 소모가 덜 했다. 논밭이나 공사현장을 지나다 보면 일을 하던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그 자리에 누워 낮잠을 자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육체노동을 하면 잠이 잘 온다는 건 어쩌면 에너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몸의 적응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폰처 교수는 “에너지는 생물학의 모든 영역에서 핵심”이라며 “삶은 에너지를 자손들에게 전환하는 게임으로, 생물의 모든 특성은 칼로리를 소모할 때 얻는 대가를 최대화하기 위해 자연선택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 식욕 조절이 관건
운동이 살 빼는데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에 실망할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다행일수도 있다. 하기 싫은 운동을 안 해도 되기 때문이다(운동 마니아가 아닌 다음에야 따로 시간을 내 오랜 시간 운동하는 건 곤욕일 것이고 시간낭비 측면도 있다). 물론 앞에서 인용한 말처럼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적당히 해야 한다. 그런데 살 빼는데 효과가 있다는 다이어트는 다른 고민을 안겨준다. 즉 하고 싶은 걸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의 동물이라며 의지력을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만큼이나 하고 싶은 일은 못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시간 싸움에서 의지는 욕구(본능)에 무릎을 꿇게 마련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다이어트 분야에서는 ‘요요현상’이라고 부른다.
사실 다이어트, 즉 식단을 조절해 살을 빼다는 건 운동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명쾌한 방법이다. 운동은 일단 몸에 들어온 걸 빼내는 작업인 반면 다이어트는 들어오는 것 자체를 줄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허기와 식욕은 충족되지 못할 때 견디기 어려운 충동이기 때문에 이를 무시한 다이어트는 실패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몇몇 과학자들은 허기와 식욕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에 주목하고 있고 식습관에 따라 이런 충동의 강도가 꽤 변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즉 충동을 억누르는 의지력에 의존할게 아니라 충동 자체의 발생을 줄이는 쪽으로 다이어트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그럴듯한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6월호에는 ‘체중 감소에 관한 복잡한(messy) 진실’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미국 터프츠대 인간영양연구센터 수전 로버츠 교수와 사이 크루파 다스 박사가 공동 필자로 음식을 제대로 고르면 공복감을 덜 느끼게 돼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로 살을 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임상 참가자들에게 평소 허기를 얼마나 자주 느끼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뒤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들(생선, 콩, 사과, 채소, 닭가슴살, 통밀 등) 위주로 식단을 짜 주고 충실히 실천하라고 알려줬고 다른 그룹은 대기자라고 알려줬다(즉 대조군이다). 실험군은 매주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다. 6개월이 지난 뒤 참가자들을 불러 다시 설문결과를 하자 실험군은 허기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체중이 평균 8㎏이나 빠졌다. 반면 대조군은 허기에 별 차이가 없었고 체중은 그 사이 0.9㎏ 늘었다.
혈당지수는 섭취한 음식이 몸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일수록 짧은 시간에 급격히 혈당을 올리는 대신 얼마 못가 뚝 떨어진다. 반대로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일수록 혈당 상승과 하락이 완만하다. 똑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혈당지수가 낮으면 그만큼 포만감이 오래 간다. 실제 아침에 동일한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은 그룹이 낮은 음식을 먹은 그룹에 비해 이후 하루 동안 칼로리를 29% 더 섭취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편 동일한 음식이라도 먹는 시간대에 따라 허기를 느끼는데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하루 섭취량을 성인 여성 기준의 70% 수준인 1400칼로리로 제한하는 다이어트 실험을 하면서 한 그룹은 아침에 700, 점심에 500, 저녁에 200칼로리를 먹게 하고 다른 그룹은 아침에 200, 점심에 500, 저녁에 700칼로리를 먹게 해 12주 동안 실험을 한 결과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그룹은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그룹에 비해 하루 종일 허기(공복감)를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욕촉진호르몬인 그렐린의 수치를 조사한 결과 예상대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쪽이 하루 종일 더 낮았다.
다이어트 효과는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쪽이 몸무게가 평균 8.7㎏ 준 반면 저녁을 든든하게 먹은 쪽은 평균 3.6㎏ 빠지는데 그쳤다. 즉 같은 음식을 같은 양 먹는 다이어트도 하루 중 언제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효과와 지속가능성에 큰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 나에게 맞는 식단 짜야 성공
필자들이 글의 제목에 ‘복잡한(messy)’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또 하나의 이유는 개별 음식이 공복감이나 식욕에 미치는 영향이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영양학 교재에 나와 있는 음식들의 혈당지수는 평균값일 뿐 개인에 따라 그 폭이 크다. 이는 사람마다 소화효소 유전자의 유형과 발현량이 다르고 영양 섭취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장내미생물의 조성도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와 쿠키의 경우 언뜻 생각하면 바나나가 혈당지수가 낮을 것 같지만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심지어 사람에 따라서는 흰빵보다 통밀빵이 혈당지수가 더 높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이스라엘의 연구자들은 참가자 100명에게 각종 음식을 먹게 해 혈당지수를 측정한 뒤 이를 토대로 각자에게 좋은 식단과 나쁜 식단을 짜 일주일은 좋은 식단을 일주일은 나쁜 식단을 제공했다. 그 결과 좋은 식단을 먹었을 때는 혈당관리가 잘 됐지만 나쁜 식단을 먹었을 때는 엉망이 됐다. 다이어트 식단도 마찬가지 아닐까.
비만인 사람들을 모아 엄청난 운동량과 엄격한 식단관리로 수 주 사이에 체중을 극적으로 줄이는 프로그램이 잊을 만하면 방영된다. 참가자들은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 엉엉 울기도 한다. 필자가 방송사 PD가 돼서 이런 식상한 포맷 대신 위에 언급한 최신 연구결과를 검증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상상을 해본다. 만일 이런 연구결과가 재현된다면 다이어트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운동 패러독스
2017년 2월 27일 | By: veritaholic | 뉴스페퍼민트
우리는 신체적 활동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육체적으로 고된 삶을 유지하는 전통적 수렵-채집인들에 대한 연구는 이들이 현대인과 비교해 같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인간의 에너지 소모량이 매우 일정하다는 발견은 인간이 가진 큰 두뇌 등과 함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인간의 특징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인간과 다른 영쟝류와의 비교 연구는 인간이 신진대사에 있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음을 알려줍니다.
기린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 넷은 30대후반의 하자(Hadza) 족 남자, 음와사드(Mwasad)가 전날 저녁 화살로 상처 입힌 기린을 반나절 동안 쫓고 있었습니다. 그는 약 20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수제 독을 바른 철제 화살 촉으로 기린의 목덜미를 맞혔습니다. 하자 족은 북 탄자니아 지역의 사바나 야생지역에서 수렵-채집으로 살아가는 원주민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주변지역을 당신이 동네 마트를 아는 것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음와사드는 다음날 아침 시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독이 퍼지도록 기린이 도망가게 두었습니다. 그 정도 크기의 동물이라면, 음와사드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이 일주일은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가 기린을 찾을 수 있다면 말이지요.
음와사드는 아리조나 대학의 데이브 라이클런과 열 두 살 난 하자 족 아이 네제(Neje), 그리고 나와 함께 해가 뜨자마자 마을을 출발했습니다. 데이브와 나는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음와사드는 기린을 찾아 이를 지고 올 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며 우리가 따라가는 것을 승낙했습니다. 인류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로서 우리는 하자 족의 전설적인 추적기술을 볼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마을에서 하루 종일 연구장비를 가지고 노는 것보다 훨씬 더 보람찬 하루가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한 시간 동안 아카시아 나무의 가시가 찌르는 허리 높이의 갈대숲을 걸어, 마침내 전날 기린이 화살을 맞은 핏자국을 찾아냈습니다. 이는 마치 누군가 수백만 평으로 펼쳐진 밀밭 사이에서 자신이 떨어뜨린 이쑤시개를 찾겠다며 우리를 데려가 자연스레 이를 찾아내는 듯한 마술처럼 보였습니다. 몇 시간 동안 우리는 점점 더 희미해지는 흔적을 따라 사정없이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린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행히 물이 있었습니다. 정오가 막 지난 뒤, 우리는 음와사드가 기린이 어디로 갔을지를 생각하는 동안 덤불 아래 그늘에 앉아 쉬었습니다. 나는 1리터 남짓의 물이 있었고, 이 정도면 오후 내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음와사드는 보통 하자 족이 하듯이 물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수색을 시작했을때 나는 음와사드에게 내 물을 한 모금 마시겠냐고 물었고 그는 나를 흘깃 본 후 웃으며 내 물병의 물을 한 입에 모두 마셔버렸습니다. 그리고 내게 빈 통을 건넸습니다.
그가 그 물을 다 마셔버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데이브와 나, 그리고 예일대의 인류학자인 브라이언 우드는 지난 한 달 동안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하자 족의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했습니다. 우리는 십여 명의 하자 족 여성과 남성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18가 산소로 만들어진 엄청나게 비싼 물을 마시도록 했습니다. 음와사드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들의 소변 속 동위원소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이들의 이산화탄소 생성량을 측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들의 하루 에너지 소비량 역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중표식수법(doubly labeled water method)으로 알려진, 공중보건 연구에 있어 일상에서 소모하는 칼로리를 측정하는 표준적인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완벽하게 안전하고 정확하며 또한 소모량을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 실험에 참가한 이에게 할당된 물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모두 마실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하자 족 사람들에게 우리가 준 물을 버리지 않고 완전히 다 마시도록 만드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음와사드는 그런 우리의 지시를 이제 완전히 체화한 듯 보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하자 족을 연구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에너지를 소모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다른 집단에 대한 연구자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인간의 신진대사에 대해 놀라운 사실을 밝혔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인간이 하루에 얼마나 움직이는지와 무관하게 거의 같은 양의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다른 영장류들보다는 훨씬 많은 칼로리를 소모합니다. 우리의 결과는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 모순을 설명해 줍니다 .하나는 왜 보통 운동으로 살을 빼는 시도가 실패하는가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어떻게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다르게 진화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칼로리의 경제학
인간의 진화와 생태학을 연구하는 이들은 종종 인간의 에너지 소모에도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에너지야말로 생물학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한 생명체의 신진대사는 많은 사실을 말해줍니다. 생명이란 사실 에너지를 자식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며 생명체의 모든 특질들은 소모하는 칼로리 대비 진화적 이득을 최대화 하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정제됩니다. 이상적인 경우, 생물은 자신이 진화된 환경, 곧 자신을 만든 생태학적 압력이 존재하는 곳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인간은 자연에서 직접 음식을 구하던 행위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지난 200만년 동안 인간과 그 조상들은 수렵-채집 생활을 해왔습니다. 농사를 시작한 것은 겨우 1만 년 전이며 산업혁명과 근대화를 경험한 것은 몇 세대에 불과합니다. 하자 족은 오늘날 남은 얼마 되지 않는 수렵-채집 민족이며, 따라서 소, 자동차, 컴퓨터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 우리의 신체가 어떻게 진화하고 기능했는지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자 족의 삶은 육체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여성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어떤 이들은 갓난 아이를 등에 업은 채로 야생 딸기나 다른 먹을 거리를 찾으러 나갑니다. 감자 과의 야생 덩이줄기식물이 하자 족의 주식입니다. 여성들은 이를 채취하기위해 몇 시간을 막대로 돌밭을 파헤칩니다. 남자들은 스스로 만든 활과 화살로 매일 수 킬로미터를 걸어다니며 사냥에 나섭니다. 사냥이 시원치 않을 때에는 손도끼를 이용해 때로 지상 10미터 위에 있는 꿀을 채취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수 킬로미터 이상 멀리 있기도 하는 우물에서 물을 나르는 일을 합니다. 늦은 오후에 이들은 마을로 돌아와 요리를 위해 작은 불을 피우고 주위에 둘러 앉아 그날의 수확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건기와 우기에도 하루는 이와 비슷하며, 그들은 지난 수천 년을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우리가 잃어버린 에덴 동산에서 산다는 그런 낭만적인 느낌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냥과 채집은 목숨을 담보로 칼로리를 두고 벌이는 위험한 도박입니다. 음와사드같은 남자들은 사냥과 추적을 위해 하루 수백 칼로리를 소모하며, 이는 더 큰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가능한 게임입니다. 경험은 체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다른 포식자들이 먹이를 잡기위해 자신의 속도와 힘에 의존하는 반면, 인간은 사냥감의 행동 습성을 이해하고 주변 지형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사냥에 임합니다. 하지만 하자 족 조차도 기린과 같은 큰 동물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사냥할 수 있습니다. 하자 족의 여성들이 그 지역의 식물에 대한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가지고 매일 일정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오지 못한다면, 이들은 아마 굶어죽고 말 것입니다. 이런 협력적인 식량조달 행위야말로 인간의 놀라운 성공을 가져온 핵심적인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공중 보건과 인간의 진화를 연구해온 이들은 오랬동안 우리의 수렵-채집 조상들이 오늘날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했을 것이라 가정했습니다. 하자 족의 육체적으로 고된 하루를 볼 때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이러한 과거와 현재 사이의 칼로리 소모량 차이에 의해 여유 분의 칼로리가 지방으로 쌓이는 것이 오늘날 선진국에서 유행병처럼 번지는 비만의 원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가 하자 족을 연구하는 이유 중에도 이들의 에너지 소모를 측정하고 우리 현대인과의 차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더 운동을 해야하는지를 알기 위한 이유가 있습니다. 현지 연구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하자 족이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지를 기대하며, 그들의 소변을 드라이 아이스에 넣어 이중표식수법에 가장 뛰어난 연구소 중 하나인 베일러 의대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동위원소 분석기가 내놓은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베일러 의대는 하자 족의 에너지 소모가 오늘날 현대인과 거의 동일하다는 결과를 보내왔습니다. 하자 족의 남성은 하루 2,600칼로리를 사용했고, 하자 족의 여성은 하루 1,900 칼로리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성인과 같은 수치입니다. 우리는 신체의 크기, 지방의 비율, 연령, 성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이 결과를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결론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놓친 것일까요? 인간의 생물학과 진화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요?
내 핏빗이 알려주는 거짓말
더 활동적인 사람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로 보였기에 최근까지도 사람들은 이 주장의 실험적 증거를 따지거나, 다른 가능성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와 90년대, 이중표식수법이 발달하면서 실험 결과는 종종 이러한 상식이 틀릴 수 있음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자족의 결과 역시 그 자체로도 이상했지만, 오히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기보다는 오랜 시간 머리 위에서 짙어지던 구름에서 드디어 떨어진 하나의 빗방울 같은 것이었습니다.
초기 과테말라, 감비아, 볼리비아 등지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한 이중표식수법 연구는 그들의 에너지 소모가 오늘날 도시 거주자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보였습니다. 시카고 로욜라대학의 에이미 루크는 2008년 발표한 연구에서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카고의 흑인 여성과 나이지리아 시골 여성 사이의 활동량과 에너지 소모를 비교했습니다. 그녀 역시 두 집단의 활동량의 큰 차이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모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로욜라 대학의 라라 듀가스는 선진국과 미개발 국가의 에너지 소모를 비교한 98개 연구결과를 종합해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간만이 같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종은 아닙니다. 하즈다 연구 이후 나는 다른 이들과 함께 원숭이, 유인원, 레무르스 등을 포함한 영장류의 에너지 소모를 조사했습니다. 우리는 실험실의 영장류와 야생의 영장류가 거의 동일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2013년 호주의 연구자들 역시 양과 캥거루에 관한 연구에서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2015년 중국의 연구팀은 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와 야생의 판다가 같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집단의 평균이 아니라 각 개체를 조사하는 방식을 이용해 이 문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나는 루크와 듀가스 등이 포함된 연구팀과 함께 개인의 활동과 에너지 소모를 수년간 추적하는 “역학적 전이 모델링 연구(METS, Modeling the Epidemiological Transition Study)”를 시작했습니다. 300명 이상의 참가자는 핏빗과 유사한 가속도센서를 하루 24시간, 1주일 내내 차는 방식으로 활동량을 추적하며 또한 그들은 이중표식수법을 이용해 실제 에너지 소모량을 측정했습니다. 우리는 일상 활동이 신진대사량과 아주 약한 상관관계만을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종일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 사람은 적당히 활동적인,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하고, 계단을 이용하는, 그런 사람에 비해 하루 200칼로리를 덜 소모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가장 활동적인 사람들의 칼로리 소모량과 적당히 활동적인 사람들의 칼로리 소모량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자족의 연구 결과와 역시 일치하는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신체는 어떻게 이런 고강도 활동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하자족은 야외 활동으로 수백 칼로리를 더 쓰는데도 하루 총 칼로리 소모량은 미국이나 유럽의 사무직 노동자와 같은 것일까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하자족이 1마일을 걸을 때 소모하는 칼로리와 미국인이 1마일을 걸을 때 소모하는 칼로리의 양은 같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강도 활동을 하는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건, 예를 들어 서 있는 대신 앉아 있거나, 잠을 더 달게 자는 등의 방식으로 에너지를 다른 곳에서 절약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METS 연구를 통해 이런 행동의 변화는 전체 에너지 차이를 메꾸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신체가 활동 외에 사용되는 숨은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써 이를 보상한다는 것입니다. 숨은 에너지 소모에는 세포와 장기를 관리하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은 종종 면역시스템이나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이 관여하는 염증 반응을 감소시킵니다. 실험실의 동물에게 더 많은 운동을 시켰을 때, 이들의 에너지 소모량은 변하지 않았지만, 배란 주기가 감소했고 조직의 재생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운동을 극도로 많이 시키자 어떤 동물들은 자신의 새끼를 먹었습니다.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은 일일 에너지 소모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어떤 내부 전략을 가진 것처럼 보입니다.
이 모든 증거는 비만의 원인이 게으름이 아니라 탐식임을 알려줍니다. 자신이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이 섭취할 경우 우리는 살이 찌게 됩니다. 인간의 역사에 있어 일일 에너지 소모량이 변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유행하는 비만의 원인은 바로 칼로리 섭취의 증가입니다. 이는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나쁜 식습관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식이요법이 동반되지 않은 운동은 극히 비효율적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왜 운동이 체중감소에 좋지 않은 방법인지를 말해줍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몸은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운동은 필요합니다. 이 기사는 헬스장에 가지 않으려는 분들에게 핑곗거리를 주려고 쓴 것이 아닙니다. 운동의 이점은 셀 수 없이 많이 밝혀져 있습니다. 심장을 건강하게 하고 면역시스템을 활성화 시키며, 뇌를 활발하게 만들고, 더 건강하게 늙도록 만들어줍니다. 나는 사실 위의 신진대사량 적응현상 때문에 운동이 우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즉, 염증 반응처럼 너무 강해지면 부정적인 효과가 생기는 일에서 운동이 에너지를 빼앗기 때문에 건강해질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만성 염증은 심혈관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당연히 우리의 건강과 관계가 있습니다. 운동과 동시에 식습관을 변화시킬 때 우리는 원하는 몸무게를 유지하면서 건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식습관과 운동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다른 도구임을 알려줍니다. 운동은 활력을 가지고 건강하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인 반면, 다이어트는 체중을 관리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에너지 소모와 진화
최근 신진대사 적응에 관한 발견들이 운동과 비만에 관한 여러 가지 사실을 밝혀주었음에도, 왜 우리의 칼로리 소모량이 고정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아직 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편, 우리의 에너지 소모량이 거의 변하지 않는 것과 인간이 다른 영장류와 전혀 다르게 진화한 것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생명에서 공짜는 없습니다. 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따라서 어떤 특질에 더 많은 자원을 쓴다는 것은 다른 특질에 더 적은 자원을 쓰는 일이 됩니다. 토끼는 엄청나게 많은 새끼를 낳지만, 오래 살지 못합니다. 모든 에너지를 자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신체를 관리하고 오래 유지하는 데 쓸 에너지는 남지 않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커다란 이빨이 있는 큰 머리와 강력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작은 팔과 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룡조차도 모든 것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인간은 이런 진화의 냉혹함을 무시하는 듯 보입니다. 우리의 두뇌는 너무 커서, 지금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들이쉬는 숨의 네 번 중 한 번은 뇌를 위한 것입니다. 게다가 인간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 더 큰 아기를, 더 자주 낳으며, 더 오래 살 뿐 아니라 활동량 역시 더 많습니다. 하자족에는 정신없이 뛰어노는 아이들부터 6~70대의 정정한 노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인간의 에너지 낭비는 진화의 퍼즐 중 하나입니다. 인간은 유전적으로,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다른 영장류와 극히 유사하므로 신진대사 역시 비슷할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하자족에 대한 연구처럼 에너지 소모가 제한되어 있다면, 어떻게 우리는 이런 고정된, 유인원과 비슷한 신진대사를 가지고 값비싼 인간의 특질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칼로리를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우리는 여러 종의 유인원을 비교하는 연구를 통해 인간의 고에너지 소모 특질이 신진대사 생리학의 진화적 변화에 의해 가능해진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영장류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약 절반의 칼로리만을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영장류의 느린 신진대사는 그들의 느린 성장과 번식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인간의 값비싼 특질과 빠른 번식은 신진대사 속도가 빨라지도록 진화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시끄러운 침팬지, 교활한 보노보, 담담한 오랑우탄, 수줍음 많은 실버백 고릴라 등에 이중표식수법으로 중수소가 든 물을 마시게 하고 소변을 채취해야 합니다. 과학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시카고 링컨파크 동물원의 동료 스티브 로스와 매리 브라운은 미국 전역의 열 곳 이상의 동물 관리인과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 이 실험을 계획했습니다. 몇 년이 걸린 관찰과 연구 끝에 마침내 영장류의 에너지 소모와 인간의 에너지 소모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인간은 그 어떤 영장류보다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했습니다. 체격과 활동량 등 다른 요소를 고려해도 인간은 다른 침팬지와 보노보보다 약 400칼로리를 더 소모했습니다. 고릴라와 오랑우탄과의 차이는 더 컸습니다. 큰 두뇌를 유지하기 위해, 아기를 더 많이 낳기 위해, 그리고 더 오래 살도록 신체를 관리하는 목적으로 인간은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그저 우리가 다른 영장류보다 더 많이 먹기 때문은 아닙니다. (사실 그렇긴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당장 사용하지 않을 에너지는 비만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인간은 세포 레벨에서 이미 다른 영장류에 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고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진화에도 약점은 존재합니다. 우리의 소화관은 식물의 섬유질을 소화하는 다른 영장류에 비해 짧고 에너지를 적게 소모합니다. 하지만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핵심적인 변화는 우리의 신진대사 엔진의 진화 때문입니다.
행운의 공유
늦은 오후, 우리는 캠프로 방향을 틀었고 음와사드는 땅바닥 대신 정면을 보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기린 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고에너지 전략이 가진 근본적인 위험입니다.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종종 발생하며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빠른 신진대사를 채워줄 수 있는 고에너지 음식은 자연에서 구하기 어려우며, 이를 찾기 위한 비용은 많이 들고 기아에 허덕이게 될 위험 역시 큽니다.
음와사드에게는 다행하게도, 인류는 기아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또한 찾아냈습니다. 인간은 유일하게 요리를 통해 음식의 열량을 높이고 소화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입니다. 우리는 불을 이용해 고구마나 하자족의 뿌리식물처럼 먹기 힘든 음식을 녹말 덩어리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뚱뚱해질 수 있습니다. 서구의 사람들뿐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도 날씬한 하자족의 성인들조차도 동물원에서 빈둥거리는 침팬지보다 지방이 두 배 더 많습니다. 비록 현대 사회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지방을 저장하는 이런 능력은 우리의 빠른 신진대사와 함께 어려운 시기의 에너지 버퍼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태양이 나무 위에 걸려 주황색으로 빛날 때쯤, 우리는 녹초가 되어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데이브와 나는 우리의 텐트로 향했고 음와사드와 네제는 각자의 초가로 돌아갔습니다. 기린은 잡지 못했지만, 누구도 그날 저녁을 거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을 사람들은 약간의 칭찬 혹은 의식적으로, 인류가 기아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꺼냈습니다. 바로 음식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인류에게 너무나 근본적인 것입니다. 바베큐 파티, 생일 파티, 바 미츠바 등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음식을 나누며 이는 인류의 독특한 특성이자 중요한 진화의 유산입니다. 다른 영장류는 음식을 나누지 않습니다.
인간의 에너지 소모 증가가 인류에게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바로 인류가 협력을 피할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신진대사가 빨라지면서 우리는 서로의 운을 나누어야만 했고, 협력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데이브와 브라이언과 함께 정어리 통조림과 감자칩을 나눠 먹으면서 인류에게 다른 방법이 없었으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린은 못 잡았지만, 아무 문제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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